(앵커)
평택항 컨테이너터미널 노동자들이 업무 과다에 따른 사고 위험성이 높아졌다며 고용승계와 작업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를 40여일 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용역 업무를 맡은 하청업체가 변경돼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이 발단입니다.
손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른 아침 평택항에서 항만노동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식회사 한진이 최대주주인 평택컨테이너터미널 PCTC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로 하역업무를 담당해왔습니다.
2년 단위로 하청업체가 바뀌어도 업무 특성상 재계약을 이어가며, 길게는 7년 넘게 근무했습니다.
그런데 기존 용역업체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직원들은 올해 2월부터 세 차례나 소속이 바뀌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용직 신분으로 업무가 이어졌고, 기숙사를 폐쇄하는 등 직원 복지도 축소됐습니다.
[조병태 민주노총 일반노조 평택항지부장 : 우리가 60명이 있었는데 상의도 없이 50명으로 줄여버리고 업체를 선정해가지고, 기숙사가 7개가 있었는데 하나도 지원도 안 한다고 그러고, 그래서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이렇게…."]
문제는 새로 용역을 받은 P사가 올해 5월 신규 설립된 회사로, 항만업무 경험이 없다는 점입니다.
P사는 이 과정에서 정원을 11명 줄였는데, 노조 측이 기존 정원을 유지해달라며 작업을 거부하자 급한 대로 비숙련 일용직 노동자들을 투입해 업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P사 측은 PCTC 측의 요구에 따라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사고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P사 대표이사 : 원청에서 연말까지는 (기계를) 10대 운영할 거니 거기에 맞는 인원이 예를들어 50명이다 이렇게 입찰을 보고 다 해서 됐는데 한 분도 안 나온 거죠. 그러니까 평택컨테이너 터미널이 난리가 났죠, 하역작업도 해야되는데. 6월달에는 저희가 인원도 부족하고 해서 안전사고 몇 건도 났었고요. 그 부분은 불가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노조 측은 최근까지 각종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원을 줄이면 업무강도가 높아져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국균 한국노총 평택컨테이너터미널노조 위원장 : 지금도 힘들어 죽겠는데 사람 줄여가지고, 사람 죽일 일 있냐 이런 식으로 하면서 근로자들이 먼저 못하겠다고 한 거에요. 노동조합에서 일하지 말라 라고 한 게 아니거든요. 장비 몇 대 가동 안한다고 해서 일의 강도가 쉬워지는 게 아니고 예전하고 똑같아 지는 일이 생겨버리니까 가장 큰 원인이 일의 강도에요. 작년 같은 경우는 뇌출혈로 쓰러진 친구도 있고….]
전문가들은 인력 감축에 따른 업무량 과다와 비숙련 일용직 노동자 유입이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숙련도가 요구되는 항만 노동자는 정규직화를 통해 작업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겁니다.
[송치용 故이선호 산재사망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 : 고 이선호군 산재사망 당시에도 어떻게 일용직 노동자들이 항만 작업을 하느냐, 철저하게 정규직으로 가야한다고까지 얘기를 했는데, 계약직 노동자를 보전하기는 커녕 그나마도 일용직 노동자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라,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사고가 언제 날 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현재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 진정이 접수돼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위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해보입니다.
OBC더원방송은 용역업체 P사가 선정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취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OBC더원방송 손세준입니다.